지난 2008년부터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화장품 전성분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공시된 정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기업들이 홈페이지에서 성분사전 코너를 마련하고 전화안내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안내가 이루어져도 어려운 이름 때문에 소비자들은 항상 아리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장품 성분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세간의 관심과 경계심은 높아지고만 있다. 파라벤, 소르빈산 등의 위험성이 알려진 원료는 피하고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효과 좋은 성분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히알루론산등의 성분은 제품의 이름에까지 쓰기도 하는 추세다. 요즘은 화장품 성분을 알아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또한 제공되고 있다.
화장품 전성분표시제가 처음 시작보다는 소비 행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요즘 인기는 이 성분’이라며 우르르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이 성분은 피하라’라는 언론의 보도에 정확한 확인 없이 해당 제품들이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과연 옳은가.
예를 들어, AHA라는 성분은 미백에 도움이 되지만, 감광작용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이 되면 오히려 피부를 검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성분을 무조건 피해야 할까 가까이 해야 할까. 차앤박화장품 우숙형 수석연구원은 “화장품 성분 중 자극의 주원인은 '무슨성분'이 들어갔는지 보다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다”라며 “보통의 방부제나 색소, 향 등의 첨가 성분은 극미량이 함유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독이냐 약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양"이라는 파라셀수스의 말이 여기서도 적용되는 셈이다.
몇몇 피부에 좋지 않다는 성분이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신 최대한 소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현명하고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성분의 함량이 성분의 나열보다도 중요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사실 현재 성분표기법은 1% 미만의 성분에서는 순서에 상관없이 기재하지만 가장 함량이 높은 성분에서 적은 순으로 정리돼 있다. 소비자로서는 가장 많이 들어갔을 성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짐작만 가능하다. 또한 50ml 이하 제품은 고시된 원료 외의 성분은 기재를 생략할 수 있는 점 또한 맹점이다.
소비자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의 성분뿐만 아니라 그 함량 정도를 정확히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그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품 성분의 표면적인 일반론적 설명이 아닌, 어느 정도의 양이 피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가 정확히 제공돼야 한다.